나의 웹 포트폴리오 사이트 nareeshin.com

 

- 코딩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굳혀졌다. 사실 나는 내용적인 것들보다는 겉치레에 치중하는 사람이었다. 소프트웨어보다는 실제 존재하는 것들, 손에 잡히는 것들, 하드웨어적인 것들에 관심이 더 많았다. 하지만 내가 세상에 내놓고 싶은 것들을 고민할 때마다 기술적, 구조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예를 들어 어떤 책을 디자인한다고 가정하면, 그 책을 만들기위해 나는 수많은 시안을 만든다. 다양한 종류의 종이를 구입하고, 색상비교를 위해 여러번 출력을 하고, 또 수정하는 일을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비용도 만만치 않고, 많은 양의 쓰레기도 만들어진다.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버려진 쓰레기와 지불한 돈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쓰라렸다. 그렇게 만든 책들을 서점에 입점 시키는 것은 또 하나의 난관이다. 출판사에 문의해야하고, 감수를 받고, 또 수정을 거치고, 그런 복잡한 단계를 거치고 거친 책들이 팔릴 것인지도 의문인 것이다. 나는 이러한 프로세스에 지칠때면 디자이너의 길에 회의감을 가질 때도 있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에 까지 이른다. 수많은 벽을 뚫어야한다는 압박에, 어느 순간 나의 창조물을 세상에 내놓는 일이 두려워졌다. 그러나 웹을 볼 때마다 느낀 것은 대단히 무한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링크 한 줄만 있다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도 나의 작업물을 보러 올 수 있다. 작업을 진행 할 때도 부담이 적다. 무한한 실험을 해볼 수 있고, 실험 비용(?)도 비교적 적게 든다.  

 

 

책 제본 및 실크스크린 작업장

 

- 사실은 아날로그적인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70-80년대 디자인들에 깊은 감동을 받고, 소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유럽의 디자인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바우하우스의 디자인도 광적으로 좋아한다. 낡은 종이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프린팅한 아름다움은 디지털로는 절대 구현해 낼 수 없는 산물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내가 해야하는 것들에 대한 분리를 과감히 하기로 했고, 더이상 나는 과거에 집착하고 싶지 않다. 2020년대를 살고있는 디자이너로서 21세기의 디자인에 걸맞는 행보를 걷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기술이 축적된 만큼 나는 그 축적된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싶다. 과거와 아날로그 디자인에 집착해서 그 당시에 쓰이던 기술에만 집착하기 보다는, 현재에 걸맞는 수준의 기술을 활용하고 응용하는 것이 발전을 위한 새로운 스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그 다음 세대도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나는 실크스크린의 망점, 수작업으로 한땀 한땀 제본한 서적들을 사랑하지만, 앞으로의 작업방향은 디지털 공간을 중심으로 조금씩 나아가려고 한다.

 

 

날짜

2020. 9. 30.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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