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을 키운다. 처음에는 반려의 목적이 아니었다. 깻잎 반찬을 식탁에 올리기 위해 시작했던 '깻잎 키우기' 였다. '깻잎 키우기'는 독일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꽤 인기를 끈다. 지루한 독일 라이프에서의 소확행이자 독일에서 절대 구할 수 없는 식재료를 얻을 수 있는 자업자득 취미이기 때문이다. 깻잎의 씨앗은 정말 조그맣다. 참깨만한 크기로(지름 약 1mm) 동그란 구 모양을 띈다. 그런 작은 씨앗을 흙에 파묻고 물을 주면 어느새 귀여운 떡잎이 자란다. 약 두 달정도 지나면 꽤 굵은 줄기로 성장하여 무한대로 잎을 펼쳐낸다.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보는게 재미있었다. 깻잎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느끼기도 했고, 성장하는 것을 두 눈으로 실감할 때 왠지 모를 성취감이 있었다. 브레멘에 이사 오고 난 후에도 가장 먼저 했던 일이 깻잎과 부추심기였다. 부추는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지만 깻잎 씨앗에는 문제가 생겼는지 올 해 깻잎 키우기는 실패했다. 그 대신 깻잎을 대체해줄 귀여운 이파리들이 보이면 방으로 데려왔다. 바질, 스파이더 플란트, 이름 모를 침엽식물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방울 토마토 씨앗을 직접 채종하여 심었다. 방울 토마토의 생명력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음에도 하루하루 커가는 것이 놀랍다. 이 친구들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보니 왠지 모를 우애가 생긴다.

아침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식물들이 햇빛을 쐴 수 있도록 블라인드를 열어 주는 일이다. 내 방 창문은 완전한 동쪽에 자리하기 때문에 아침 시간에만 반짝 직사광선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것 때문에 일부러 일찍 일어나기도 한다. 블라인드를 열어주고, 흙이 충분히 촉촉한지 확인해주고, 시든 잎은 정리해주고, 이 친구들이 얼마나 컸는지도 봐주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이것들은 이제 반찬용 식물에서 반려 식물로 탈바꿈 해버린 것이다.  

 

 

 

 

부추의 새 싹.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부추. 탈모?

 

 

부추. 더 빽빽하게 심어주고, 부추전도 해먹었다.

 

 

 

이 사진에 반해 방울 토마토를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2미터 가즈아.

 

 

 

 

방울 토마토의 채종, 발아, 새싹

 

 

 

 

 

일요일: 샤워기로 물 흠뻑 주는 날.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창문. 스파이더 플랜트 대롱대롱.

 

 

 

 

 

무지개 뿅

 

 

 

 

허전. 이것도 입주 초반인가보다.

 

 

 

 

블라인드만_열어주고_다시_침대로.jpg

 

 

 

 

베를린 가기전에 꼽아 놓았던 물병들. 입구가 작은 물병을 직각으로 꼽으면 물이 느린 템포로 한방울씩 나온다.

 

 

 

베를린 다녀오니 역변한 방울 토마토. 

 

 

 

요즈음의 창문. 흙이 모자라서 바질은 수중재배를 한다.

 

 

 

요즈음의 스파이더 플랜트. 알고보니 얘도 생명력이 오진다는. 한국이름은 '무늬 접란'이란다.

 

 

 

오구 예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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